지난 글에서는 미래의 대금 결제 시기의 환율을 계약 시점에 미리 정해놓는 선물환 파생 거래에 대해 알아보았습니다. 이번 글에는 중앙은행 및 정부 등 외환 당국이 외환시장에 개입하게 되는 정의나 목적에 대해서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외환시장 개입의 정의
중앙은행 또는 정부가 환율의 변화 추세나 환율 수준에 영향을 주기 위한 환율정책은 다양합니다. 환율에 영향을 미치는 통화 및 재정정책뿐만 아니라 민간 부문이 소유하는 자본의 해외 유출이나 외국자본의 국내 유입에 대한 규제 등은 환율에 영향을 미칠 수 있습니다. 또한 정부는 환율 수준이나 변동 추세 그리고 외화보유액의 규모와 구성에 영향을 미치기 위하여 직접적으로 외환시장에 개입합니다.
통상적으로 정부나 중앙은행의 외환시장 개입은 통화당국인 중앙은행이 환율이나 외화보유액에 영향을 주기 위하여 외환시장에서 자국 통화를 대가로 외화자산을 매입 또는 매각하는 거래행위로 정의합니다. 이때 외환거래는 협의로는 중앙은행이 은행 간 외환시장에 직접 참가하여 민간 시장 참가자들과 행하는 적극적인 외환거래를 의미합니다. 광의로는 중앙은행이 민간 시장 참가자들과 거래하는 외환거래 기관과의 거래나 자국 정부의 외환거래, 비은행금융기관, 외국의 외환 당국과의 거래 등이 포함됩니다.
때에 따라서는 중앙은행이나 정부의 당국자가 환율의 변화 동향에 대한 입장이나 환율의 적정 수준에 대한 견해를 나타냄으로써 시장 참여자들의 장래 환율 수준에 대한 예상과 기대를 바꾸게 하여 실제 환율에 영향을 미치는 경우도 있습니다. 이러한 경우를 구두 개입이라고 합니다.
대한민국의 경우 원칙적으로 환율은 외환시장에서 자율적으로 결정되며, 필요시 중앙은행인 한국은행이 정부와의 협의를 통해 외환시장에 개입하고 있습니다. 좀 더 자세하게 말하자면 과거 고정환율제도를 채택했던 우리나라는 전일 시장 평균환율의 일정한 범위내에서 결정하는 시장평균환율제도로 변경 후 다시 외환위기를 겪고 나서 최종적으로 자유변동환율제도를 채택하여 적용하고 있습니다. 특히 수출에 의존적인 우리나라의 경상수지의 과도한 변화를 막기 위해 한국 정부와 한국은행은 충분한 외화보유액을 마련함으로써 적절한 시기에 외환시장에 개입할 수 있도록 대비하고 있습니다.
외환시장 개입의 목적
외환시장 개입의 목적은 크게 세 가지로 구분할 수 있습니다.
1. 환율 안정
첫째, 외환 당국은 환율의 심각한 변동을 방지하거나 완화하여 환율을 안정시키고자 합니다. 환율은 짧은 시간에 갑자기 달라지는 속성을 가지고 있습니다. 환율의 심각한 변동이 자주 일어나게 되면 실물 경제는 위축되고 국제자본 이동은 막히고, 국민 경제에 안 좋은 영향을 주게 됩니다. 따라서 외환 당국은 환율의 심각한 변동을 막기 위해 외환시장에 개입합니다.
외환 당국은 환율이 심각하게 오르면 가지고 있는 외환을 매도하고, 환율이 많이 떨어지면 외환을 매입하여 환율을 안정시킬 수 있습니다. 이처럼 환율 변동의 추세에 역행해서 환율이 변하도록 하는 외환시장 개입을 역풍 개입이라고 합니다. 반대로 환율이 변동하는 방향으로 외환시장에 개입하는 것을 순풍 개입이라고 합니다. 순풍 개입의 경우는 환율이 오르면 외환 당국은 외환을 매입하고, 떨어지면 외환을 매도하여 현재의 환율 변화추세의 방향을 강화합니다.
높은 환율이면 외환을 매도하고, 환율이 낮으면 외환을 매입하는 행태는 외환 당국뿐만 아니라 외환시장의 투기자 경우에도 적용합니다. 만약 투기자들이 높은 환율에 매입하고 낮은 환율에 매도하면 그 투기자는 외환거래의 손실로 인하여 외환시장에서 살아남을 수 없게 됩니다. 외환시장 투기자들의 이러한 행동은 외환시장을 안정시키는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2. 환율 조정 및 균형 유지
외환시장 개입의 두 번째 목적은 환율을 균형 또는 적정한 수준으로 조정하거나, 적정 수준으로 유지하는 데 있습니다. 통상적으로 균형환율 수준은 구매력평가를 기준으로 하거나 또는 상품수지가 균형을 찾도록 하는 수준의 환율로 정의합니다. 그러나 문제는 구매력평가 환율이 가지고 있는 한계점으로 인해 구매력평가 환율을 균형환율로 여길 수 있느냐 하는 점과 경상수지를 균형으로 만드는 환율은 외부 충격이나 내부 변화에 따라 언제든 변화할 수 있다는 점입니다.
중앙은행 및 정부가 시장 균형환율을 똑바로 수립하지 못하고 외환시장에 개입하는 경우에 생기는 경제적인 부담은 많이 클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목표로 수립한 환율이 시장 균형환율보다 매우 높을 경우 수출에는 부분적으로 도움이 될 수 있을지 모르지만 수입 물가가 올라서 인플레이션을 일으킬 수 있습니다.
3. 양적 조정
환율 수준을 안정시키고 적정 수준으로 유지하는 것은 외환의 가격을 바꾸는 정책입니다. 가격 조정 정책과는 상대적으로 외환 당국은 외화보유액의 크기나 그 구조를 변화시키는 양적 조정도 실행합니다. 즉 외환 당국은 외환위기에 대비하여 충분한 규모의 외환을 가지기 위해 외환을 매입합니다.
특히 외환위기를 겪은 국가는 여유로운 외환을 갖는 것에 정책적 순위를 높이 수립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또한 외환 당국은 가지고 있는 외화보유액으로부터 나오는 수익을 높이기 위하여 외화보유액의 비중을 변화시키고자 하고, 이에 따라 외환시장에서 수익이 높게 평가되는 외환을 매입하고, 수익이 낮은 외환을 매각할 것입니다. 통상적으로 외화보유액의 조정을 위한 외환시장 개입은 환율 가격 조정을 위한 개입보다 그 정책적 우선순위가 낮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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