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글에서는 외환 자산 공급의 증가로 인하여 환율이 초기에는 장기 균형보다 높은 수준으로 상승하는 현상인 환율의 오버슈팅에 대해 알아보았습니다. 이번 글에서는 환위험을 예방하기 위한 파생상품인 선물환 및 선물환율에 대해서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선물환 거래의 필요성
글로벌 무역 거래에서 상품의 인도와 대금의 결제는 계약이 완료된 이후 일정 기간이 소요된 후 이루어집니다. 상품을 수입하는 경우 상품에 대한 대금은 계약 체결 후 일정 기간이 지나고 외환으로 결제합니다. 이때 수입을 하는 기업에서 수입대금 결제를 위해 외환을 마련하는 방법은 여러 가지가 있습니다. 예를 들어 한국의 정수기 수입업체가 중국 광저우에서 수입한 정수기의 대금이 미국 달러화 10만 달러이고, 이를 결제하는 시기가 90일 이후인 경우에 수입업체는 10만 달러를 수출업체에 지급하기 위해 다음과 같은 세 가지 방법을 활용하여 외환을 준비할 수 있습니다.
첫째, 90일이 지나고 정수기가 인도되는 시점에서 10만 달러를 외환시장에서 현물환으로 매수하여 정수기 대금을 지급할 수 있습니다. 이러한 경우에는 계약 시점에서 90일 후의 환율을 알 수가 없기 때문에 환율 변동성으로 인한 환위험이 동반됩니다. 즉 90일 이후에 원화가 평가절하되어 환율이 상승하면 한국의 정수기 수입업체는 환차손을 입습니다. 환차손이 정수기를 수입하여 판매할 때 얻을 수 있는 이익보다 크다면 정수기 수입업체는 손실을 보게 됩니다.
둘째, 정수기 수입업체가 계약을 체결하는 시점에 수입대금 10만 달러를 현재의 환율로 환전하여 준비해 놓았다가 90일 이후에 지급하는 것입니다. 이러한 경우는 현재 환율을 적용하여 환전했기 때문에 수입대금 10만 달러에 대한 원화 비용이 얼마나 되는지 정확히 알 수 있습니다. 그러나 10만 달러를 미리 준비해야 하는 자금 압박과 이에 해당하는 이자 손실을 감수해야 합니다.
셋째, 앞서 언급한 수입업체가 환율의 불확실성으로 인해 입을 수 있는 환 손실과 계약 시점 미리 준비한 수입대금에서 발생하는 이자 손실을 회피하기 위해 정수기 수입업자는 90일 이후에 10만 달러가 인도되는 외환 매수계약을 현재의 시점에서 체결하되 이때 적용되는 환율은 현재 시점에서 확정해 놓는 것입니다. 그렇게 하면 정수기 수입업체는 10만 달러에 해당하는 원화를 미리 바꿔놓을 필요도 없고 동시에 미래 환율의 불확실성에서 오는 환차손도 방지할 수 있습니다. 이러한 방법을 선물환이라고 합니다.
통상적으로 선물환시장은 외환시장에서 외환의 거래계약이 체결된 이후 외환이 3일 이후 인도 또는 인수되는 거래가 일어나는 장소입니다. 보통 선물환의 인도 및 인수는 1주일, 1개월, 3개월, 6개월 이후에 발생하고 인수 시점의 환율은 계약하는 현재에 미리 결정되어 있습니다. 이때 결정된 환율이 선물환율입니다.
선물환 시장의 hedge 또는 커버
선물환 시장을 활용하여 환위험을 예방하는 것을 hedge 또는 커버라고 합니다. 환위험을 hedge 한 경우, 외환 투자자는 달러화 자산과 원화 자산 중 어떠한 자산에 투자할 것인지만 선택하면 되고 결정의 기준은 자산의 수익률입니다. 외환의 재정에 의하여 결론적으로 환위험을 hedge 한 이자율 평가가 성립합니다. 따라서 환위험을 hedge 한 이자율 평가는 환위험이 없는 재정의 결과입니다.
환율 투자자가 환위험을 hedge 하지 않고 투자하게 될 경우 우리는 투기라고 합니다. 선물환 투기자는 높은 예상 수익률을 목표로 달러화 자산과 원화 자산 중 어떠한 자산에 투자할 것인지를 결정합니다. 환위험에 노출된 재정에 의하여 성립하는 수익률의 일치는 환위험에 노출된 이자율 평가입니다.
앞서 언급한 환위험을 hedge 한 이자율 평가와 환위험에 노출된 이자율 평가는 서로 밀접하게 연관되어 있으며, 선물환율과 현물환율을 결정하는 이론적 기반이 됩니다.
선물환율의 결정
환위험을 방지하는 이자율 재정에서 균형 선물환율을 도출할 수 있다는 이론이 전통적인 선물환율 결정 이론입니다. 환위험을 방지한 이자율 재정이 균형 선물환율을 결정하는 조정과정은 다음과 같습니다. 만약 한국의 명목이자율이 9%, 미국의 명목이자율이 4%이고 선물환 프리미엄이 7%라면, 외환 투자자들은 원화 자산에 비해 수익률이 높은 달러화 자산에 투자할 것입니다. 외환 투자자들은 만기에 받는 원금과 이자에 해당하는 달러 수익금을 원화로 환전하고자 합니다.
외환 투자자들은 환율 변동성으로 인한 환 손실로부터 자유롭기 위해 선물환시장에 원리금에 해당하는 달러를 매도합니다. 이에 따라 선물환시장에서 선물 달러의 공급이 증가하여 선물환율은 하락하게 됩니다. 선물환율이 떨어지면 미국과 한국의 명목이자율의 차이와 선물환 프리미엄이 동등해지는 수준까지 하락은 계속됩니다.
이자율 평가에 의해 선물환율이 정해진다는 전통적 이론은 내생변수인 선물환율이 외생변수인 현물환율과 이자율에 의해서 정해진다고 말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이자율이 외생변수라 하더라도 달러화 자산에 투자하는 외환 투자자의 선택은 선물환율뿐만 아니라 현물환율에도 영향을 줍니다. 따라서 선물환율과 현물환율은 상호 의존적으로 함께 결정될 수 있습니다.
이번 글에서는 환위험을 hedge 하기 위한 방법으로 선물환에 대해 알아보았는데, 다음 글에서는 이러한 환위험을 커버한 이자율 평가가 현실에서 성립되지 못하는 이유에 대해서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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